중국 전기차 브랜드가 유럽에 공장을 돌리기 시작한 사례는 아직 손에 꼽는다. 립모터가 10월 12일 파리모터쇼에서 소형 전기 해치백 B03을 유럽에 처음 내놓고 플래그십 SUV D19를 함께 세웠다. 같은 자리에서 베스트셀러 B10의 스페인 사라고사 공장 생산 개시도 공식 확인했다.
립모터가 유럽 무대에 처음 선 것은 2024년 파리모터쇼였다. 2년 만에 같은 자리로 돌아와 500㎡ 규모의 역대 최대 부스를 차렸고, 라인업을 늘리는 데서 멈추지 않고 생산 거점까지 유럽 안으로 옮겼다. 중국에서 만들어 수출하던 구조가 유럽에서 만들어 유럽에 파는 구조로 넘어가는 단계다.
390km에 21분 충전을 담은 B03
B03은 립모터의 최신 컴팩트 일렉트릭 플랫폼을 쓴다. 주행거리는 WLTP 기준 최대 390km이고, 구동 모터 최고 출력은 145kW(197마력)다. 2.5C 급속충전을 지원해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올리는 데 21분이 걸린다.
배터리 용량은 공식 보도자료에 없다. 아일랜드 매체 컴플리트카는 53kWh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급속충전 출력 133kW라고 전했다. 유럽에서 2만 유로대 소형 전기차 경쟁은 이미 뜨겁다. 3만 대가 밀린 폭스바겐 ID. 폴로가 대기 기간 10개월을 안고 있는 구간이다.
뒷좌석 무릎 공간 888mm

B세그먼트 해치백인데 2열 무릎 공간을 888mm까지 확보했다. 트렁크는 405L이고 그 가운데 90L는 바닥 아래 숨은 공간이다. 방수 처리한 립 박스 수납함, 2열을 접는 립플렉스 시트, 30개가 넘는 수납 공간을 함께 넣었다.
실내에는 14.6인치 플로팅 터치스크린과 8.8인치 디지털 계기판을 달고 립 OS 4.0 플러스를 올렸다.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무선 업데이트를 지원한다. 열선 시트와 열선 스티어링 휠, 자동 공조 장치는 이 체급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구성이다. 운전 보조는 21가지를 넣었다.
D19는 REEV로 유럽에 온다

D19는 립모터가 새로 올리는 플래그십 SUV다. 6인승과 7인승 가운데 고를 수 있고, 2+2+2 구성에는 2열 캡틴 시트가 들어간다. 동력은 슈퍼 REEV라고 부르는 주행거리 연장형 시스템이고, 배터리를 차체 구조에 통합하는 셀 투 섀시 방식을 썼다.
REEV는 엔진이 바퀴를 굴리지 않고 발전만 맡아 배터리를 채우는 구조다. 하이브리드와 달리 바퀴는 늘 모터가 돌린다. 엔진을 얹어 1705km를 달리게 한 샤오미와 같은 갈래다. 다만 D19의 유럽 제원은 아직 없다. 컴플리트카는 중국 사양 기준으로 배터리 80kWh, 전기 주행 500km, 복합 1300km를 전했는데 유럽 수치는 WLTP 인증을 거쳐 다시 정해진다.
B10은 사라고사에서 만든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무거운 대목은 생산이다. 립모터는 스페인 사라고사의 스텔란티스 공장에서 B10 생산을 시작했다고 공식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유럽 고객을 위해 유럽에서 만든다는 현지화 전략의 첫 결과물이다.
생산지를 옮기는 흐름 자체는 립모터만의 것이 아니다. 중국에서 유럽으로 생산을 옮긴 다치아 스프링은 관세 위험을 걷어 내는 대신 값이 올랐다. 립모터는 스텔란티스의 기존 공장을 쓰는 방식이라 설비를 새로 세우는 부담이 적다. 유럽 고객은 스텔란티스의 충전 서비스 프리투무브 차지를 통해 100만 개가 넘는 공공 충전기에 접근할 수 있다.
국내 판매 계획은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유럽에서 만들어 유럽에 파는 중국 브랜드가 늘어나면 한국에 들어오는 중국차의 원산지 구성도 달라질 수 있다.
립모터는 유럽 데뷔 2년 만에 라인업과 공장을 함께 늘렸다. 다음에 확인할 지점은 B03의 시장별 가격과 D19의 유럽 인증 수치다. 공식 보도자료는 둘 다 밝히지 않았고 시장별로 따로 안내한다고만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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