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리콜 대상 차량이 여덟 달 만에 지난해 한 해 물량을 앞질렀다. 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1~8월 누적 273만 3045대가 시정 대상에 올랐다. 작년 같은 구간이 98만 4699대였으니 177.6%가 불어난 셈이고, 지난해 연간 집계인 182만 7000대와 견줘도 90만 대 가까이 많다.
제작 결함이 드러나면 제조사가 해당 차주에게 통지하고 비용 없이 손봐 주도록 한 장치가 리콜이다. 다만 대수가 불었다고 해서 차가 그만큼 부실해졌다고 읽기는 어렵다. 요즘 차는 전장 부품을 하나의 제어계로 묶고 여러 모델이 같은 부품을 공유하는 터라, 문제가 한 군데만 잡혀도 대상 범위가 크게 벌어진다.
국산차 리콜이 287.9% 늘었다

늘어난 몫은 대부분 국산차에서 왔다. 같은 기간 국산차 시정 대상은 212만 6000대로 집계됐는데, 작년 54만 8225대에서 287.9%가 뛴 수치다. 수입차 증가폭은 39.0%에 그쳤다. 국내 브랜드는 단일 차종의 판매 대수 자체가 많아, 결함이 한 건만 확인돼도 대상이 단숨에 100만 대 선까지 올라선다.
업체별로 보면 현대차가 110만 4000대로 선두다. 엔진 너트를 제대로 조이지 못한 사례가 G80을 포함한 5개 차종에서 잡혔고, 아반떼 등 2개 차종에서는 하이브리드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가 말썽이었다. 기아 역시 동일한 엔진 부품 탓에 2개 차종을 시정 대상에 올렸다. 팰리세이드는 가솔린과 하이브리드를 합쳐 2개 차종 5만 7987대가 걸렸다.
시기로 따지면 8월에 쏠렸다. 그 한 달에만 48만 2525대가 대상에 올라 7월 대비 80.5%가 늘었다. 특히 규모가 큰 세 건이 40만 4477대를 떠안았는데, 8월 물량의 83.8%에 해당한다.
결함을 유형별로 갈라 보면 8월에는 원동기·동력발생장치가 23만 6314대로 첫손에 꼽혔고, 전기장치가 22만 8745대로 바짝 따라붙었다. 차가 전동화될수록 배선과 소프트웨어에서 비롯된 문제가 차지하는 몫이 커진다는 흐름과 겹쳐 읽히는 대목이다.
유형이 갈리면 조치 방식도 달라진다. 기계 부품에서 비롯된 결함은 부품을 빼내 교체해야 하니 서비스센터에 차를 맡겨야 하지만, 제어 소프트웨어 문제는 프로그램을 다시 올리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무선 업데이트로 처리되는 건도 늘어 차주가 센터를 찾지 않고 조치가 마무리되기도 한다.
차량번호만 있으면 바로 조회된다

본인 차가 여기에 포함되는지는 스스로 짚어 볼 수 있다. 창구는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이 운영하는 자동차리콜센터다. 메인 화면에 있는 ‘내 차 리콜 확인’으로 들어가 번호판이나 차대번호를 입력하면 바로 결과가 뜬다. 가입 절차를 거칠 필요도, 돈을 낼 일도 없다.
화면에는 시정이 필요한지와 이미 조치가 끝났는지가 표시되고, 결함의 내용과 해당 생산 기간, 시정조치가 시작된 날짜도 함께 나온다. 유의할 점은 시점이다. 제조사가 국토교통부에 분기 단위로 올린 자료를 바탕으로 하다 보니 직전 분기까지만 반영된다. 배출가스 쪽은 환경부 소관이라 조치 여부가 뜨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 둘 만하다. 리콜알리미를 신청해 두면 문자로 알림을 받는다.
대상에 올랐다는 안내를 받았다면 서두를 이유는 없지만 미루는 것도 좋지 않다. 리콜 수리에는 기한이 걸려 있지 않고 비용도 들지 않는다. 다만 결함을 그대로 둔 채 타다가 사고로 이어지면 책임 관계가 복잡해지고, 나중에 차를 팔 때도 시정 이력이 남아 있는 쪽이 유리하다.
중고차를 알아보는 중이라면 이 조회가 더 쓸모 있다. 매물의 번호판만 넣어도 해당 차가 시정 대상인지, 조치가 끝났는지가 드러난다. 판매자가 굳이 말해 주지 않는 정보여서 계약 전에 직접 확인해 두는 편이 낫다.
리콜로 잡히지 않는 결함도 있다

통계 바깥에 있는 결함도 존재한다. 현대차그룹 E-GMP 전기차에서 보고된 급속 충전구 절연캡 탈락이 대표적이다. 충전을 마친 뒤 절연캡이 떨어져 충전기 커넥터 쪽에 그대로 남고, 다음 차례의 운전자가 꽂았을 때 고전압에서 나온 열에 그것이 녹아 커넥터와 충전구를 들러붙게 만든다.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 EV6, EV9 가운데 2021~2023년에 만들어진 차가 여기 속한다.
공단은 올 1월 이를 결함으로 보고 국토부에 넘겼고, 조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금 취해진 조치는 대상 차주 전체에게 통지하는 리콜도, 공개된 무상수리도 아니다. 다른 볼일로 서비스센터에 들른 차에 한해 개선품으로 갈아 주는 데 그친다. 정작 망가진 충전기의 수리비는 충전 사업자와 이용자가 나눠 떠안게 돼 있어, 이런 처리 방식이 적절하냐는 물음이 따라붙는다.
카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