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내놓은 지방세입 관계법률 개정안에서 친환경차 취득세를 깎아 주는 한도가 절반으로 줄었다.
지금은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를 사면 취득세를 최대 140만원까지 면제받는다. 개정안은 이 상한을 70만원으로 내린다. 감면율 100%는 손대지 않으므로, 취득세액이 70만원 이하인 차라면 여전히 한 푼도 내지 않는다. 반대로 70만원을 넘기는 차는 초과분만큼을 부담해야 한다.
일몰 시점은 되레 뒤로 미뤄졌다. 올해 12월 31일 끝날 예정이던 특례가 2029년 12월 31일까지 3년 늘어난다. 행안부는 전기차 취득세 감면이 2012년에 만들어져 오랫동안 이어져 왔고 보급률도 크게 올라 과세 형평을 다시 볼 때가 됐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충전시설에 적용되는 취득세 25% 감면은 2029년까지 그대로 간다.
5000만원 전기차 기준 70만원이 늘어난다

적용 대상은 2027년 1월 1일 이후 납세의무가 생기는 차부터다. 비영업용 승용차의 취득세율이 7%이니 5000만원짜리 전기차라면 세금이 350만원이다. 현재는 140만원을 빼 210만원을 내지만, 내년부터는 70만원만 빠져 280만원이 된다. 같은 차를 사고도 70만원을 더 내는 구조다.
70만원이라는 한도는 취득가액 1000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국내에서 팔리는 전기차는 대부분 이 선을 훌쩍 넘으니 사실상 모든 차가 상한에 걸린다. 1억원대 전기차를 사더라도 늘어나는 부담은 똑같이 70만원이다. 연말로 갈수록 계약을 서두르는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관측이 업계에서 나온다.
하이브리드 개소세 감면은 올해 끝난다

국세 쪽 변화의 폭이 더 크다. 기획재정부 세제개편안을 보면 하이브리드에 주던 개별소비세 감면이 올해 12월 31일로 끝난다. 한도는 대당 70만원이지만 개소세에 따라붙는 교육세 21만원과 부가세 9만원까지 합치면 실제로 사라지는 혜택은 100만원쯤 된다. 하이브리드는 2024년에 이미 취득세 감면 대상에서 빠졌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는 계단을 밟아 내려간다. 전기차 개소세 감면은 대당 300만원에서 2027년 200만원, 2028년 100만원으로 낮아졌다가 2028년 12월 31일에 문을 닫는다. 수소전기차는 400만원에서 300만원, 다시 150만원으로 줄어든다. 교육세와 부가세를 더하면 전기차는 429만원, 수소전기차는 572만원 안팎의 혜택이 없어지는 셈이다.
업계는 실질 가격 인상으로 본다
업계 반응은 싸늘하다. 신규 등록차의 60%가 친환경차인 상황에서 세제 혜택이 끝나는 건 값을 올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이유다. 수출과 내수가 함께 둔해진 가운데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수요가 유일한 버팀목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값이 오르면 대기 중이던 수요가 내연기관차로 방향을 틀 수 있다는 걱정이 뒤따른다.
정부는 세금을 깎아 주는 대신 보조금으로 무게를 옮기겠다는 입장이다. 개별소비세 감면을 재정 지원으로 바꿔 효율을 높이고 전기차·수소차 보조금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보조금은 예산과 지자체 물량에 좌우돼 해마다 달라지는 탓에 예측이 쉽지 않다.
차를 살 계획이라면 출고 일정까지 함께 따져 봐야 한다. 취득세는 계약한 날이 아니라 등록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매겨지기 때문이다.
카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