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신호위반인데 날아오는 고지서는 두 가지다. 하나는 과태료, 다른 하나는 범칙금이다. 이름이 비슷해 같은 것으로 여기기 쉽지만 성격부터 다르다. 어느 쪽으로 오느냐에 따라 내야 하는 금액도, 면허에 남는 흔적도 달라진다.
갈림길은 운전자가 누구인지 특정됐느냐다. 무인 단속 카메라에 찍히거나 다른 운전자의 공익신고로 적발되면 차량 명의자에게 과태료가 부과된다. 반면 경찰이 현장에서 차를 세우고 운전자를 직접 확인하면 범칙금이 발부된다. 앞은 행정처분, 뒤는 도로교통법상 통고처분이다.
신호위반은 6만원과 7만원

승용차 신호위반을 예로 들면 범칙금은 6만원, 과태료는 7만원이다. 금액만 보면 과태료가 1만원 비싸다. 대신 과태료에는 벌점이 붙지 않는다. 운전자가 특정되지 않았으니 면허에 점수를 매길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차량 명의자가 책임을 지는 구조여서, 차를 빌려준 경우에도 고지서는 명의자에게 간다.
속도위반도 같은 구조다. 제한 속도를 시속 20km 이하로 넘기면 범칙금 3만원에 벌점이 없고, 2040km 구간은 6만원에 벌점 15점이다. 4060km는 9만원에 30점, 60~80km는 12만원에 60점이 매겨진다. 60점은 한 번에 면허가 정지되는 수준이다.
30만원·60일이면 번호판을 뗀다

문제는 내지 않고 버틸 때다. 경찰청은 올해 1월부터 체납 과태료 징수 강화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자동차 관련 과태료를 30만원 이상, 60일 이상 밀리면 등록번호판을 떼어 가는 영치 대상이 된다. 번호판이 없으면 그 차는 도로에 나갈 수 없다.
실제로 4월 말까지 영치된 번호판은 7만 2676대다. 이 과정에서 걷힌 돈만 약 318억원에 이른다. 재산 압류도 함께 들어간다. 차량 압류가 약 585억 1600만원, 예금 압류가 약 112억 4000만원 규모다. 지자체와 합동으로 도로에서 체납 차량을 직접 골라내는 단속도 함께 이뤄진다.
넉 달 만에 1016억원을 걷었다

성과는 숫자로 드러났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강제징수한 체납 과태료는 1016억 200만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682억 5700만원과 비교하면 49% 늘어난 액수다. 넉 달 만에 1000억원을 넘긴 셈이다.
이 대책이 겨냥하는 것은 금액이 크고 오래 묵은 체납이다. 30만원과 60일이라는 기준이 그 선을 긋는다. 소액을 한두 번 놓친 경우까지 번호판을 떼는 것은 아니지만, 과태료는 위반 한 건당 몇만 원이어도 여러 건이 겹치면 금세 30만원을 넘어선다.
체납이 길어지면 처분의 종류 자체가 바뀌기도 한다. 경찰이 실제 운전자를 확인하면 과태료 대신 범칙금과 벌점을 부과한다. 이 처분은 3월 12일 기준 12건에 그쳤지만 4월 말에는 409건으로 늘었다. 벌점이 없던 처분이 벌점 있는 처분으로 옮겨 간다는 뜻이다.
벌점이 쌓이면 면허가 걸린다. 4월 말까지 면허 정지가 7건, 취소가 4건 나왔다. 고지서가 도착했을 때 어느 쪽인지부터 확인하고 기한 안에 처리하는 편이 낫다. 미루는 동안 늘어나는 것은 금액만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