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맨 왼쪽 줄을 ‘제일 빨리 갈 수 있는 자리’로 여기는 운전자가 많다. 하지만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별표9는 1차로의 용도를 앞지르기로 못 박아 두었다. 추월이 끝났다면 오른쪽으로 빠져야 하고, 뒤에 차가 안 보인다는 이유로 계속 버티는 것도 규정에 맞지 않는다.

이런 조항이 생긴 이유는 간단하다. 느린 차가 1차로를 붙들고 있으면 뒤차들이 오른쪽으로 돌아 추월하게 되고, 차로 변경이 잦아질수록 사고 확률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추월하는 방식까지 법에 적혀 있다. 앞차를 지나갈 때는 자기 차로의 바로 왼쪽 차로를 써야 한다. 오른쪽으로 비집고 들어가 앞지르는 건 지정차로 위반과 별개로 ‘앞지르기 방법 위반’이 된다. 경찰은 2023년 8월 31일까지 계도만 하다가 그해 9월부터 실제 단속에 나섰다.

편도 3차로부터는 차종이 나뉜다

고속도로 차로별 통행 기준
고속도로 차로별 통행 기준 / 그래픽=카인사이트

규칙은 편도가 몇 차로냐에 따라 달라진다. 편도 2차로짜리 도로라면 1차로는 앞지르는 모든 차의 자리이고, 2차로는 차종에 상관없이 누구나 쓸 수 있다.

편도가 3차로 이상으로 넓어지면 1차로의 주인이 ‘앞지르기 중인 승용차와 중형 이하 승합차’로 좁혀지고, 남은 차로는 다시 왼쪽과 오른쪽으로 갈라진다. 속도 차가 큰 대형차와 승용차를 서로 떼어 놓자는 취지다.

왼쪽 차로에는 승용차와 경형·소형·중형 승합차가, 오른쪽 차로에는 대형 승합차와 화물차, 특수차, 건설기계가 들어간다. 어디까지가 왼쪽인지 나누는 방법도 정해져 있다. 1차로를 빼고 남은 차로를 반으로 가른 뒤 1차로 쪽에 가까운 절반이 왼쪽이며, 개수가 홀수면 가운데 차로는 오른쪽으로 넘긴다. 편도 4차로에서는 2차로가 왼쪽, 3·4차로가 오른쪽이 되는 식이다.

시속 80km 아래면 1차로도 된다

1차로 통행이 허용되는 경우
1차로 통행이 허용되는 경우 / 그래픽=카인사이트

빠져나갈 조건이 하나 있다. 차가 밀려 시속 80km를 넘길 수 없는 상황이라면 1차로에 계속 머물러도 된다. 명절처럼 전 구간이 막히는 날에는 1차로를 타고 가도 위반이 아니라는 얘기다.

거꾸로 흐름이 풀려 속도가 나오는데도 1차로를 비우지 않으면 그 순간부터 단속 대상이 된다. 결국 정체가 풀리는 타이밍을 알아채고 오른쪽으로 옮기느냐가 갈림길인 셈이다.

단속은 순찰차와 암행 순찰차, 고정식 장비가 맡고 여기에 블랙박스 영상을 활용한 공익 신고가 더해진다. 한국도로공사는 위반이 잦은 구간마다 지정차로 단속을 알리는 표지와 현수막을 따로 세워 둔다.

갓길 통행은 벌점이 30점까지 올라간다

위반별 범칙금과 벌점
위반별 범칙금과 벌점 / 그래픽=카인사이트

지정차로를 어기면 승용차는 4만원, 승합차 등은 5만원을 범칙금으로 내고 벌점 10점이 따라온다. 앞지르기 방법을 어긴 경우에는 금액이 더 올라가 승용차 6만원, 승합차 등 7만원이며 벌점은 마찬가지로 10점이다.

막힐 때 자주 보이는 갓길 주행은 처분이 더 세다. 금액은 승용차 6만원, 승합차 등 7만원으로 같지만 벌점이 30점까지 뛴다. 고장 차량과 구급차가 다녀야 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벌점은 모이면 면허 정지로 이어지니 금액보다 무겁게 봐야 한다. 1년 사이에 40점이 쌓이면 그 시점부터 면허가 멈춘다.

연휴처럼 차가 몰리는 기간에는 막혔다 풀렸다가 번갈아 반복된다.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싶으면 1차로를 비우고 오른쪽으로 돌아오는 습관이 안전에도 도움이 된다. 추월을 끝내면 원래 차로로 복귀한다는 원칙 하나만 지켜도 단속에 걸릴 일은 거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