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가 플래그십 전기 세단 다한(Da Han)을 10월 13일 중국에서 정식 출시한다. 8월 21일 사전예약을 받기 시작한 지 두 달 만이다. 뒷바퀴굴림 사양은 CLTC 기준 1008km를 간다고 밝혔다.

다한은 왕조(Dynasty) 라인업에 들어가는 첫 D세그먼트 플래그십이다. 지금까지 이 라인업의 맨 위를 지켜 온 한(Han)보다 윗자리에 놓이고, 같은 급으로 준비된 SUV 다탕(Da Tang)과 짝을 이룬다.

후보 여섯 개를 놓고 고객이 이름을 골랐다

차 이름을 정한 방식부터 여느 신차와 달랐다. BYD는 후보 여섯 개를 공개하고 투표를 붙였고, 다한이 나머지를 큰 차이로 제쳤다. 제조사가 작명을 마친 뒤 통보하는 관행을 뒤집은 것으로, 출시 전부터 이름 자체가 화제를 만드는 효과를 노린 배치로 보인다.

공개 일정도 단계를 나눠 끌고 왔다. 7월 24일 디자인 스케치를 먼저 풀었고 사흘 뒤인 7월 27일에 공식 사진을 내놨다. 실물은 8월 21일부터 30일까지 열린 청두 모터쇼에서 처음 섰고, 같은 날 사전예약이 시작됐다. 6월에는 규제 당국 신고 서류에 제원이 먼저 잡혀 윤곽이 드러난 바 있다.

BYD의 루 톈은 다한을 두고 “D플러스 세그먼트의 크기에 플래그십다운 품위를 함께 갖췄다”고 설명했다.

전장 5256mm, 휠베이스는 3130mm

BYD 다한을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BYD 다한 / 사진=BYD

제원은 전장 5256mm, 전폭 1999mm, 전고 1510mm다. 휠베이스는 3130mm이고 좌석은 5인승이다. 전장에서 휠베이스를 뺀 값이 2126mm에 그치니, 앞뒤 범퍼가 차지하는 몫을 최대한 줄여 놓은 비례다.

형태는 패스트백이다. 지붕선이 뒤쪽으로 길게 흘러내리고 전고가 1510mm에 묶여 낮게 깔린 자세를 만든다. 길이가 5m를 훌쩍 넘는 차체에 3m가 넘는 휠베이스를 얹었으니, 앞뒤 오버행을 줄이고 실내에 길이를 몰아준 구성이다.

루 톈이 말한 ‘D플러스 세그먼트’는 통상적인 D세그먼트 중형 세단보다 한 치수 큰 영역을 가리킨다. 전장 5256mm는 국내에서 대형 세단으로 분류되는 차들과 견줘도 긴 축에 들고, 휠베이스 3130mm는 뒷좌석 공간을 앞세우는 쇼퍼 드리븐 세단의 영역이다. BYD가 한(Han) 위에 새 자리를 만들면서 크기부터 확실히 벌려 놓은 셈이다.

1008km와 764마력 사이에서 고른다

BYD 다한 측면
BYD 다한 / 사진=BYD

구동계는 둘로 갈린다. 뒷바퀴굴림은 370kW(496마력) 모터 하나를 뒤에 얹고 최고속도가 240km/h다. CLTC 주행거리는 1008km로 이 차의 대표 수치가 됐다.

네바퀴굴림은 여기에 200kW 앞 모터를 더해 합산 570kW, 마력으로 옮기면 764마력이 된다. 최고속도는 270km/h로 올라가지만 CLTC 주행거리는 880km로 128km 줄어든다. 멀리 가는 쪽과 빨리 가는 쪽 가운데 하나를 고르라는 구성이다.

배터리는 102.3kWh 용량의 블레이드 배터리다. 인산철(LFP) 계열이라 니켈·코발트를 쓰는 삼원계보다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열 안정성과 수명에서 유리하다. BYD는 다한에 플래시 충전을 함께 넣어 충전 속도로 이 차이를 메운다.

102.3kWh로 1008km를 간다는 것은 100km를 달리는 데 10.1kWh가 든다는 계산이다. 5m가 넘는 차체에서 나오기 어려운 수치인데, 낮은 전고와 패스트백 지붕선으로 공기 저항을 줄인 설계가 여기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수치를 잰 CLTC는 중국이 쓰는 시험 방식이다. 정지와 저속 구간 비중이 커서 숫자가 넉넉하게 나오는 편이라, 유럽이나 국내 인증값과 곧장 견주기는 어렵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사양도 예고돼 있다. 1.5L 터보 엔진에 54.489kWh 배터리를 물려 WLTC 기준 370km를 전기로만 달린다. 웬만한 소형 전기차 한 대분의 배터리를 보조 동력원으로 싣는 셈이다.

전기로 370km를 갈 수 있다면 일상 주행 대부분은 엔진을 쓰지 않고 끝난다. 엔진은 장거리를 갈 때만 개입하는 구조가 되는데, 충전 여건이 고르지 않은 지역을 염두에 둔 사양으로 읽힌다. 순수 전기 사양이 1008km를 내세우는 동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다른 수요를 받아 내는 구성이다.

값은 24만 9900위안부터, 장비는 최상위급

BYD 다한 후면
BYD 다한 / 사진=BYD

사전예약가는 뒷바퀴굴림 기본형이 24만 9900위안(약 3만 7030달러), 중간 사양이 26만 9900위안, 네바퀴굴림이 29만 9900위안이다. 기본형과 최상위 사양의 차이가 5만 위안이니, 128km의 주행거리를 내주고 200kW와 최고속도 30km/h를 사는 값인 셈이다. 정식 출시일에 매겨질 최종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장비는 플래그십을 겨냥해 채웠다. 듀얼 챔버 구조의 디서스-A 에어 서스펜션이 전 사양 기본이고, 뒤 두 바퀴도 조향에 참여한다. 운전 보조는 라이다를 쓰는 갓즈아이 B가 맡고, 오디오는 디바이알레의 31스피커 구성이다.

다한은 BYD가 자국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서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차다. 왕조 라인업은 그동안 한을 정점으로 두고 대중 가격대를 지켜 왔는데, 그 위에 5m 26cm짜리 플래그십을 새로 얹었다. 10월 13일 매겨질 값이 이 시도의 성패를 가를 첫 숫자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