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의 개성 특화 브랜드 팡청바오가 지난 16일 전기 세단 포뮬러 S와 슈팅브레이크형 포뮬러 S GT를 함께 내놨다. 험로용 바오 시리즈와 도심형 타이 시리즈에 이어 세단 시장까지 손을 뻗은 것이다.

값은 포뮬러 S가 18만 9900위안에서 22만 9900위안, GT가 21만 9900위안에서 23만 9900위안이다.

사전 예약가보다 17% 내려서 나왔다

눈에 띄는 대목은 가격을 잡은 방식이다. 사전 예약 당시 제시한 구간은 23만~28만 위안이었는데, 정식 출시에서 17.4% 낮춰 잡았다.

사전 예약가를 높게 띄웠다가 출시에서 깎는 방식은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흔한 전략이다. 소비자에게 체감 이득을 만들어 주면서 초기 계약을 끌어모으는 목적인데, 경쟁이 심해질수록 그 폭이 커지는 흐름이다. 이번에도 기본 트림이 20만 위안 아래로 내려오면서 진입 문턱이 확 낮아졌다.

17%는 작은 폭이 아니다. 예약 단계에서 상위 구간을 염두에 두고 기다린 소비자에게는 그만큼 이득이 돌아가지만, 뒤집어 보면 처음부터 그 값에 팔 여력이 있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중국 시장에서 가격 발표가 신차 공개만큼 주목받는 이벤트가 된 배경이다.

배경에는 원가 구조가 있다. BYD는 배터리와 반도체를 직접 만들어 쓰는 몇 안 되는 완성차 업체다. 셀부터 차까지 한 회사 안에서 끝나면 값을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넓어진다. 경쟁사가 따라붙기 어려운 지점이 바로 여기다.

5분 충전으로 70%를 채운다

BYD 팡청바오 포뮬러 S 측면
BYD 팡청바오 포뮬러 S / 사진=BYD

배터리는 전 트림에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가 들어간다. 용량은 기본 트림이 76.744kWh, 상위 트림이 92.093kWh다. CLTC 기준 주행거리는 세단이 730900km, GT가 730850km다.

충전 속도가 이 차의 간판이다. 플래시 충전이 기본으로 들어가 10%에서 70%까지 5분, 10%에서 97%까지 9분이 걸린다. 배터리를 크게 키우는 대신 충전을 빠르게 만들어 주행거리 불안을 푸는 접근으로, BYD가 최근 밀고 있는 방향이다.

490kW 사륜구동까지 올라간다

BYD 팡청바오 포뮬러 S 후면
BYD 팡청바오 포뮬러 S / 사진=BYD

후륜구동 트림은 245kW 또는 300kW를 내고, 사륜구동은 합산 490kW에 이른다. 약 660마력 수준이다.

차체는 세단이 전장 5060mm, GT가 5025mm이고 휠베이스는 둘 다 2960mm다. 중대형 세단 구간에 놓이는 크기다.

서스펜션은 세 갈래로 나뉜다. 기본 트림에는 DiSus-C가 들어가고, 위로 올라가면 듀얼 챔버 에어 서스펜션인 DiSus-A, 그리고 이번에 처음 적용되는 자기유변 서스펜션 DiSus-M을 고를 수 있다. 자기유변 방식은 자기장으로 오일의 점도를 바꿔 감쇠력을 조절하는 구조로, 반응이 빠른 대신 값이 비싸 고급차에 주로 쓰였다.

라이다를 단 주행 보조가 기본이다

BYD 팡청바오 포뮬러 S 실내
BYD 팡청바오 포뮬러 S 실내 / 사진=BYD

주행 보조는 라이다를 얹은 갓즈 아이 B가 들어간다. 도심과 고속도로 내비게이션 주행 보조, 자동 주차를 지원한다.

BYD는 올해 들어 주행 보조 장비를 저가 트림까지 내리는 정책을 이어 왔다. 20만 위안 아래 차에 라이다가 들어가는 구성은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다.

라이다 값이 빠르게 떨어진 덕이 크다. 한 개에 수천 달러를 하던 부품이 중국 업체들의 양산 경쟁으로 수백 달러 수준까지 내려왔다. 카메라만으로 주행 보조를 구현하는 진영과 라이다를 함께 쓰는 진영이 갈려 있는데, 중국 시장은 후자로 기울었다. 야간이나 악천후에서 카메라가 놓치는 상황을 라이다가 메운다는 판단이다.

BYD 팡청바오 포뮬러 S 주행
BYD 팡청바오 포뮬러 S / 사진=BYD

팡청바오는 BYD가 개성을 앞세워 따로 떼어 낸 브랜드다. 각진 험로용 SUV인 바오 시리즈로 시작했고, 도심형 타이 시리즈를 거쳐 이번에 세단까지 왔다.

브랜드 전략으로 보면 이 확장은 양날이다. 라인업이 늘어나면 판매처가 넓어지지만, 개성으로 차별화한다던 브랜드가 세단까지 만들기 시작하면 본류인 BYD 라인업과의 경계가 흐려진다. BYD는 이미 왕조 시리즈와 오션 시리즈로 대부분의 가격대를 덮고 있어, 팡청바오가 어느 자리를 맡는지는 갈수록 설명하기 어려워지는 구조다.

그럼에도 소비자 입장에서 계산은 단순하다. 20만 위안 아래에서 900km 주행거리와 5분 충전, 라이다를 얹은 주행 보조를 한꺼번에 얹은 차가 나왔다. 같은 구간을 노리던 경쟁자들은 사양을 더 얹거나 값을 더 내려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중국 전기차 시장의 가격 경쟁이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국내에 들어올 차는 아니지만, 이런 구성이 표준이 되는 시장과 경쟁해야 하는 쪽에는 남의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