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의 프리미엄 브랜드 덴자가 Z9 GT에 새 트림을 더하고, 값을 4만 위안 낮춰 내놨다.

새로 나온 트림의 이름은 e3 플래시 차지다. 값은 32만 9800위안으로, 이미 팔고 있던 e3 플래시 차지 퍼포먼스의 36만 9800위안보다 정확히 4만 위안 낮다. 비율로 따지면 10.8%가 내려간 셈인데, 값을 깎으면서 출력까지 함께 깎는 흔한 방식은 쓰지 않았다는 점이 눈여겨볼 대목이다.

덴자는 BYD가 고급 차를 맡기려고 따로 키워 온 브랜드다. Z9 GT는 그 가운데서도 가장 앞에 세운 차로, 길이 5195mm에 휠베이스만 3125mm를 갖춘 슈팅브레이크 형태를 하고 있다. 세단도 SUV도 아닌 이 몸매를 앞세워 그동안 유럽 고급 브랜드가 쥐고 있던 자리를 정면으로 노리는 중이다.

깎아 낸 자리는 성능이 아니었다

덴자 Z9 GT 측면
덴자 Z9 GT / 사진=덴자

값을 내렸다고 해서 심장이 약해지지는 않았다. 모터는 여전히 세 개로, 앞쪽에 230kW짜리 한 개와 뒤쪽에 310kW짜리 두 개를 나눠 얹어 합쳐서 850kW를 뽑아낸다. 마력으로 옮기면 1140마력이고 최대토크는 1210Nm에 이른다. 값이 더 비싼 퍼포먼스 사양과 완전히 같은 수치다.

대신 값을 깎아 낸 자리는 다른 곳에 있다. 브레이크가 퍼포먼스 사양에 쓰던 카본 세라믹 디스크에서 통풍 주철 디스크로 내려갔고, 실내 편의 장비도 일부 빠졌다. 달리는 능력에는 손대지 않고 소모품과 옵션 쪽에서 값을 만들어 낸 구성이라, 성능 하나만 보고 차를 고르는 이에게는 선택지가 하나 늘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2톤이 넘는데 제로백 2.8초

덴자 Z9 GT 주행
덴자 Z9 GT / 사진=덴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2.8초다. 2t을 훌쩍 넘는 덩치를 가진 차가 세운 기록치고는 짧은 편이라, 중국 현지에서는 이 정도 값에 이만한 가속이면 마땅한 경쟁 상대를 찾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 앞뒤에 놓인 모터 세 개가 네 바퀴를 함께 굴리는 e3 시스템이 이 숫자를 만들어 낸다.

섀시도 출력에 맞춰 따라간다. 노면 상태에 맞춰 차 높이와 감쇠력을 바꾸는 ‘디서스-A’ 지능형 에어 서스펜션이 들어가고, 뒷바퀴까지 함께 꺾이는 후륜 조향 장치가 기본으로 달린다. 덕분에 길이가 5m를 훌쩍 넘는 차체인데도 회전 반경은 4.62m에 그친다.

10%에서 97%까지 9분

덴자 Z9 GT 후면
덴자 Z9 GT / 사진=덴자

배터리는 BYD가 2세대로 갈아 끼운 122.5kWh 블레이드 팩이다. 한 번 충전으로 가는 거리는 CLTC 기준 860km이고, 기준이 훨씬 깐깐한 유럽 WLTP로 바꿔 재면 600km가 된다. 값을 내려서 잡은 트림이지만 배터리 용량과 주행거리에는 손대지 않았다.

이름 뒤에 붙은 ‘플래시 차지’는 충전 속도를 가리키는 말이다. 배터리를 10%에서 70%까지 채우는 데 5분 안팎, 10%에서 97%까지 채우는 데 9분 안팎이 걸린다. BYD는 8월 말 기준으로 전용 충전소를 1만 곳 넘게 깔았다고 밝혔다. 충전 속도를 무기로 내세우려면 인프라부터 넓혀야 한다는 판단으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