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가 중형 SUV 그레칼레의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으면서 V6 엔진을 새로 넣고 국내 판매 가격을 최대 870만원 낮췄다.
그레칼레는 마세라티가 2022년에 처음 내놓은 중형 SUV다. 브랜드의 대형 SUV 르반떼 아래에 놓여 판매를 떠받치는 역할을 맡아 왔다. 이번 부분변경은 겉모습을 크게 흔들기보다 동력계와 실내를 손보면서 값을 조정하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외관에서 달라진 곳은 앞범퍼다. 공기가 바퀴 옆으로 흐르도록 유도하는 에어커튼을 범퍼 안에 넣어 공기저항을 줄였다. 세로로 선 그릴과 보닛 위 엠블럼, 뒤로 흐르는 쿠페형 지붕선은 그대로 남겼다. 부분변경에서 얼굴을 통째로 바꾸는 최근 흐름과는 결이 다른 선택이다.
4기통 자리에 390마력 V6를 얹었다

가장 큰 변화는 엔진이다. 기존 2.0L 4기통이 맡던 자리에 V6 모델을 새로 추가했다. 이 엔진은 390마력과 500Nm(51.0kgf·m)를 내고 최고속도는 시속 260km다. 마세라티는 2000rpm 부근에서 기존 4기통보다 토크가 32%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시속 100km까지는 4.9초가 걸린다.
위로는 트로페오가 있다. 같은 V6를 손봐 530마력과 620Nm(63.2kgf·m)를 내고 제로백 3.8초, 최고속도 시속 285km를 기록한다. 반대편 끝에는 순수 전기 모델 폴고레가 놓인다. 550마력을 내면서 400V 구조를 쓴다.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전기를 한 차종 안에 모두 갖춘 흔치 않은 구성이다.
터치로만 하던 조작을 되돌렸다

실내에서는 손이 닿는 부분이 달라졌다. 운전대는 스포크 모양을 새로 그렸고, 기어 선택 버튼은 누르는 감각을 되돌려 주는 정전식 방식으로 바꿨다. 화면을 눌러도 아무 반응이 없어 헛손질하는 일을 줄이려는 장치다. 중앙에는 12.3인치 울트라HD 화면이 들어간다.
앞유리에는 속도와 길 안내를 띄우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달았다. 음향은 소누스 파베르 스피커 21개에 정격 출력 1285W짜리 시스템이다. 마감재는 가죽과 카본 파이버, 우드를 등급에 따라 나눠 쓴다.
값은 1억 1040만원부터

국내 판매 가격은 새로 들어온 엔트리 트림이 1억 1040만원, 모데나가 1억 1860만원, 최상위 트로페오가 1억 6480만원이다. 2026년형으로 넘어오면서 트림에 따라 최대 870만원을 내렸다.
라인업은 그레칼레와 모데나, 그레칼레 V6, 모데나 V6, 트로페오 V6, 폴고레까지 여섯 갈래로 짜였다. 고를 수 있는 폭을 넓히면서 진입 문턱은 낮춘 구성이다.
값을 내린 배경에는 경쟁 차종이 있다. 1억원 초반대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중형 SUV가 빼곡히 들어찬 구간이다. 여기에 국산 대형 SUV의 최상위 트림까지 겹쳐 선택지가 촘촘하다. 마세라티가 이름값에만 기대지 않고 값과 엔진으로 승부를 걸어 보겠다는 신호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