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가 브랜드 최다 판매 모델인 GLC의 순수 전기차 버전을 공개했다. 전기차 전용 구조로 새로 만든 차종 계열의 첫 모델이다.
GLC는 몇 해째 벤츠의 글로벌 판매 1위를 지켜 온 차다. 그 자리에 전기차를 얹었다는 점에서 이번 공개는 무게가 다르다. 벤츠는 개발 초기부터 전 세계 고객 의견을 모아 반영했다고 밝혔으며, 중형 SUV 시장의 흐름을 바꿀 모델로 규정했다.
기존 GLC에 배터리를 끼워 넣은 차가 아니다. 처음부터 전기차를 전제로 설계한 구조 위에 올렸고, 그 덕에 엔진을 얹은 형제 모델보다 다리 공간과 머리 공간이 더 넓다는 것이 벤츠의 설명이다.
앞모습은 전기차라는 사실을 감추지 않는다. 그릴 자리에 빛나는 패널을 넣어 밤에 존재감을 드러내고, 헤드램프와 리어램프도 새로 그렸다. 벤츠가 앞으로 내놓을 전기차들이 어떤 얼굴을 하게 될지 미리 보여 주는 차라는 평가가 나온다.
94kWh로 713km를 달린다

배터리는 쓸 수 있는 용량 기준 94kWh다. 여기에 배터리를 보호하기 위한 여유분 6kWh를 따로 뒀다. 유럽 WLTP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대 713km에 이른다. 배터리에서 나온 전기가 바퀴에 전달되기까지의 효율이 최대 93%라는 점이 이 수치를 뒷받침한다. 국내 인증 주행거리는 출시 시점에 따로 공개될 예정이다.
성능도 함께 챙겼다. GLC 400 4MATIC은 360kW(483마력)를 내고 제로백은 4.3초다. 앞뒤 축에 영구자석 동기모터를 하나씩 얹어 네 바퀴를 굴리는 구성이다.
800V로 24분 만에 80%를 채운다

충전은 800V 구조를 쓴다. 최대 320kW로 전기를 받아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24분 남짓이면 채운다. 700km를 넘게 달리는 차가 커피 한 잔 마시는 사이에 충전을 마치는 셈이다.
충전소를 쓰는 방식도 손봤다. 벤츠 충전 허브의 충전기를 차 안에서 미리 예약해 두는 기능을 넣었는데, 완성차 업체가 이런 기능을 내놓은 것은 벤츠가 처음이다. 도착했을 때 자리가 없어 기다리는 일을 줄이려는 장치로, 차와 충전망을 함께 묶어 파는 전략의 일부로 읽힌다.
39.1인치, 벤츠 역대 가장 큰 화면

실내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화면이다. 선택 사양인 MBUX 하이퍼스크린은 39.1인치로, 벤츠가 지금까지 만든 차 가운데 가장 큰 연속 화면이다. 여기에 별빛처럼 빛나는 실내 조명과 유리 지붕을 더해 분위기를 잡았다. 조작 버튼은 대부분 화면 안으로 들어갔다.
달리는 감각도 윗급을 끌어왔다. S클래스에 쓰던 지능형 에어 서스펜션을 선택할 수 있고, 뒷바퀴가 최대 4.5도까지 함께 꺾이는 장치도 고를 수 있다. 제동은 회생과 마찰을 하나로 묶은 원박스 방식이며, 카메라 10개와 레이더 5개, 초음파 센서 12개가 주행을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