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생산을 멈췄던 파제로가 완전변경을 거쳐 돌아왔다.

이 차의 출발점은 1982년이다. 파리다카르 랠리에서 쌓은 전적이 미쓰비시 사륜구동의 얼굴을 만들었다. 다만 4세대가 2021년 3월 일본 사카호기 공장에서 마지막 물량을 내보내며 40년 가까이 이어진 흐름이 한 번 끊겼다. 기시우라 게이스케 사장은 새 파제로를 두고 회사가 2030년대를 겨냥해 세운 방향을 처음 실물로 옮긴 차라고 설명했다.

앞모습은 이름값에 맞춰 각지게 다듬었다. 세로로 세운 그릴 양옆에 램프를 얇게 갈라 붙이고, 그 사이를 잇는 빛 띠로 차폭을 부풀려 보이게 했다. 보닛과 펜더가 만나는 능선은 일부러 또렷하게 남겼다. 운전석에서 네 귀퉁이 위치를 가늠해야 하는 험로 상황을 고려한 처리라는 해석이 따라붙는다.

2.4 디젤에 480Nm, 주행모드는 7가지

미쓰비시 신형 파제로 후면
미쓰비시 신형 파제로 후면 / 사진=미쓰비시

엔진은 2.4L 디젤 한 가지로 간다. 작동 폭을 넓힌 가변 지오메트리 터보를 물려 최대 480Nm를 뽑는다. 시장에 따라 470Nm로 조정한 사양도 함께 나간다. 변속기는 새로 개발한 8단 자동이며 스포츠 모드가 딸려 온다. 다만 최고출력 수치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구동계는 슈퍼 셀렉트 4WD-II다. 뒷바퀴만 쓰는 2H, 네 바퀴를 모두 쓰는 4H, 센터 디퍼렌셜을 묶는 4HLc, 기어비를 낮춰 힘을 키우는 4LLc까지 네 갈래를 운전자가 고른다. 여기에 가속·선회·제동을 한꺼번에 조율하는 S-AWC가 얹혔다. 주행 모드는 노멀, 에코에 자갈과 눈, 진흙과 모래, 바위를 더해 모두 일곱 가지다.

지상고 230mm에 접근각 30.4도

미쓰비시 신형 파제로 주행
미쓰비시 신형 파제로 주행 / 사진=미쓰비시

뼈대는 여전히 사다리형 프레임이다. 고장력 강판을 쓰는 구간을 늘려 비틀림 강성을 끌어올렸고, 앞에는 더블 위시본 독립식을, 뒤에는 새로 짠 5링크 일체식 차축을 물렸다. 앞뒤 무게 배분은 52 대 48로 잡혔다. 대형 SUV들이 하나둘 모노코크로 옮겨 가는 와중에 험로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오프로드 성능을 보여 주는 숫자도 같이 나왔다. 20인치 타이어를 끼웠을 때 최저지상고가 230mm, 접근각 30.4도, 이탈각 25.8도, 램프각 22.6도다. 범퍼가 바닥에 닿기 전까지 그만큼 가파른 경사를 타고 넘을 수 있다는 뜻이다. 바퀴 한 짝이 공중에 떠도 나머지가 땅을 붙들도록 서스펜션을 손봤다는 설명도 덧붙었다.

14.3인치 화면에 7인승 구성

미쓰비시 신형 파제로 실내
미쓰비시 신형 파제로 실내 / 사진=미쓰비시

객실은 3열을 둔 7인승이다. 계기판과 중앙 모니터를 하나로 이어 붙인 14.3인치 화면이 기본이고, 사양에 따라 12.3인치가 들어간다. 공조는 세 구역을 따로 조절하는 방식이며, 오디오는 야마하가 손본 스피커 12개에 앰프 두 개를 붙였다. 화면에는 고도와 차체 기울기를 띄우는 항목이 있어 험로에서 자세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안전 사양도 빠지지 않았다. 사람과 자전거, 오토바이를 구분하는 충돌 완화 제동에 차로 이탈 대응 기능, 에어백 여덟 개가 들어가고 고속도로 주행을 거드는 마이파일럿이 함께 실린다.

생산은 태국 공장이 맡는다. 현지 판매가 먼저이고 일본과 호주는 2026 회계연도 안에 차례가 돌아온다. 그 뒤로 아세안과 중남미, 중동을 포함해 100개국 넘는 시장으로 넓혀 갈 계획이다.